호주 어린이집과 한국 어린이집은 하루 일과와 놀이 방식, 교사의 역할, 부모와의 소통에서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호주에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면 한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녔던 부모라면 이런 차이를 직접 느끼게 됩니다.
하루 일과가 진행되는 방식도 조금 다르고, 선생님이 아이를 대하는 모습이나 놀이를 바라보는 관점도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어린이집을 ‘교육과 보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주에서는 아이의 놀이와 일상적인 경험 자체를 학습의 과정으로 보는 모습이 강합니다.
물론 호주와 한국의 모든 어린이집이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시설, 원장과 교사의 교육철학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의 어린이집을 비교해 보면 부모가 체감하기 쉬운 공통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1. 호주 어린이집은 놀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이는 ‘놀이’입니다.
호주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는 시간이 상당히 중요한 교육 과정으로 다뤄집니다. 블록을 쌓거나 그림을 그리고, 물과 모래를 가지고 놀고, 친구들과 역할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교사가 관찰합니다.
호주의 국가 교육과정인 EYLF V2.0도 아이의 발달 수준과 관심,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 역시 놀이 기반 학습을 중요한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한국 어린이집도 현재 놀이 중심 보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공부하고 호주는 논다’라고 단순하게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호주에서는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보고 그 안에서 어떤 관심과 발달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 다음 활동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를 느끼는 부모가 많습니다.
2. 정해진 시간표보다 아이의 선택이 더 많이 반영된다
한국 어린이집에서는 등원, 오전 간식, 오전 활동, 점심, 낮잠, 오후 간식 등 하루 일정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주 어린이집도 기본적인 일과와 안전 규칙은 있습니다. 하지만 놀이 시간에는 아이가 어떤 활동을 선택할지에 대한 자율성이 비교적 큰 편입니다.
예를 들어 미술 활동을 준비해 놓았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반드시 같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을 그리고, 다른 아이는 블록을 쌓고, 또 다른 아이는 친구와 역할놀이를 하는 식입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관찰하면서 필요한 순간에 개입합니다.
3.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관찰하는 사람’이다
호주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역할을 이해할 때 ‘teacher’와 ‘educator’라는 표현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는 아이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역할이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의 놀이를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고,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고,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호주의 NQF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이 각 아이의 발달적 필요와 관심, 경험, 개인적인 차이를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받는 아이의 관찰 기록에서도 “오늘 무엇을 했다”는 설명보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였고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4. 아이마다 다른 발달 속도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같은 반에 있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같은 것을 같은 시기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다면 그 관심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재료와 활동을 제공하고, 다른 아이가 신체활동을 좋아한다면 야외활동이나 움직임을 활용한 놀이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교육과정에서도 아이마다 다른 발달적 필요와 관심, 경험을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던 부모가 호주 어린이집에 처음 적응할 때는 “우리 아이가 지금 뭘 배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놀이와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언어, 사회성, 문제 해결, 신체 발달 등을 함께 경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5. 야외활동이 일상에 가깝다
호주 어린이집에서는 야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날씨와 시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이 바깥에서 뛰어놀거나 모래놀이, 물놀이, 자연물 탐색 등을 하는 시간이 교육과정의 일부로 포함됩니다.
호주의 NQS에서도 물리적 환경을 아이의 학습과 발달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숲놀이, 바깥놀이, 생태교육 등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호주에서는 실내 활동과 야외 활동의 경계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가 조금 온다고 해서 무조건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폭염이나 폭우 등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날에는 활동이 달라집니다.
6. 낮잠과 휴식도 아이별로 다르게 운영될 수 있다
한국 어린이집에서는 일정 시간에 다 같이 낮잠을 자는 모습이 익숙합니다.
호주에서는 아이의 연령과 센터의 운영 방식에 따라 낮잠과 휴식 시간이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영아반에서는 아이마다 수면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필요를 고려합니다.
물론 호주에서도 수면 공간과 수면 안전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호주의 NQF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 수면과 휴식 등에 관한 운영 기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주 어린이집은 낮잠을 안 잔다’고 생각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나이와 센터 운영 방식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7. 부모와 어린이집의 소통 방식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알림장이나 앱을 통해 식사량, 낮잠 시간, 배변 여부, 활동 내용 등을 자세하게 전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주 어린이집에서도 앱을 사용하는 곳이 많고 아이의 사진이나 하루 활동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다만 호주의 교육과정에서는 가족과의 협력 관계 자체를 중요한 품질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NQS의 Quality Area 6도 가족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관계를 별도의 영역으로 다룹니다.
그래서 단순히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를 전달하는 것과 함께 아이의 관심사나 행동, 친구와의 관계, 최근 관심을 보이는 놀이 등에 대해 교사와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기록이 조금 덜 자세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교사와 직접 대화하면서 아이의 생활을 파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8. 어린이집의 평가 시스템이 다르다
호주에는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National Quality Framework, NQF가 있습니다.
NQF에는 관련 법과 규정, National Quality Standard, 승인된 학습 프레임워크, 평가 및 등급 시스템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NQS는 어린이집을 교육 프로그램과 실천, 건강과 안전, 물리적 환경, 교직원 배치, 아이와의 관계, 가족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 운영과 리더십 등 7개 영역으로 평가합니다.
이 때문에 호주에서 어린이집을 알아볼 때 단순히 시설이 깨끗한지, 교실이 예쁜지만 보는 것보다 해당 센터의 Quality Rating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9. 다문화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호주 어린이집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가 아닐 수도 있고, 가족의 문화와 생활 방식도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호주의 NQF는 형평성, 포용성과 다양성을 중요한 원칙으로 두고 있으며, 아이의 첫 번째 언어와 문화적 정체성, 능력, 장애, 가족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을 포용의 일부로 설명합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가정이라면 이 부분이 특히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어린이집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아이도 자연스럽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10. ‘학교 준비’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르다
한국 부모가 호주 어린이집을 경험하면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학교 준비입니다.
“알파벳은 언제 배우지?”
“숫자는 어느 정도 알아야 하지?”
“한글이나 영어를 미리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preschool 프로그램 역시 학교에 들어가기 전 필요한 학습과 발달을 준비합니다. 다만 그 방식이 학습지나 반복적인 문제풀이 중심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 정부는 preschool을 정규 학교에 들어가기 전 1~2년 동안 이루어지는 구조화된 놀이 기반 학습 프로그램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놀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규칙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교사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학교생활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못지않게 스스로 생활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능력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호주 어린이집과 한국 어린이집, 어느 곳이 더 좋을까?
두 나라의 어린이집을 비교하면서 어느 쪽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 어린이집은 한국의 생활문화와 교육환경에 익숙한 가족에게 편리한 부분이 많고, 하루 일과와 생활 관리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선호하는 부모에게 잘 맞을 수 있습니다.
호주 어린이집은 아이의 관심과 선택, 놀이, 개별적인 발달을 바탕으로 하루를 구성하는 모습을 접하기 쉽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도 NQF와 EYLF를 통해 아이의 발달과 관심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가정이라면 가장 큰 차이는 ‘공부를 얼마나 시키느냐’보다는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하루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느껴질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에는 “오늘 뭐 배웠어?”라고 물어보게 되지만, 호주 어린이집 생활에서는 “오늘 무엇을 가지고 놀았고, 누구와 이야기했고, 무엇에 관심을 보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아이의 생활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어린이집을 고를 때는 국가별 차이만 보는 것보다 실제로 방문해서 교사가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거는지, 아이들이 어떤 표정으로 생활하는지, 실내외 공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부모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호주에서는 공식적인 Quality Rating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방식도 함께 확인하면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훨씬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호주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다면 호주 어린이집 비용과 CCS 제도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